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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건설기술인협회 직선제, 문제점과 남겨진 과제는?낮은 투표율은 문제, 건설기술인의 관심을 끌어올린 것은 일부 성공.

지난 3월7일 오후6시에 80여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초대형 건설관련 단체인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회장 직선제 선거의 투표가 종료되면서 1월 23일 후보등록부터 44일 간의 선거기간이 모두 종료되었다. 최종 투표율은 13.53%로 집계되면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고, 결과는 기호1번 김연태씨가 당선되었다. 본지는 당선자에게 축하와 그간 함께 수고한 후보자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드리며, 회장 직선제 선거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현재 회원 숫자가 80여만명에 이르며, 이중 유권자수는 48만197명에 이른다. 대규모 회원으로 인한 과거 간선제 선거에서 금번은 회원이 직접 참여하는 직선제 선거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모바일투표를 진행했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서 투표에 참여한 회원은 6만4977명(13.53%)으로 투표율이 매우 낮았다.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체성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1987년도에 설립되어 1995년에 비로서 법정단체로 전환되었다. 그 전에는 1985년 건설시공기술사 친목회로 만들어져 1987년 한국건설기술인협회로 사단법입화되었다. 이후 1995년 1월에 개정된 건설기술관리법(현재 건설기술진흥법) 36조8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설립)을 근거로 법정단체로 전환되었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정관의 제2조(목적)에는 건설기술진흥법 69조와 유사한 내용이 기술 되어있다. 협회 정관의 목적은 "협회는 회원의 품위유지 및 복리증진 및 건설공사의 견실시공 및 품질관리의 향상을 통하여 국가 건설기술 진흥 및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있다. 건진법 69조의 내용은 "건설기술인 또는 건설기술용역업자는 품위유지, 복리증진 및 건설기술 개발 등을 위하여 건설기술인단체 또는 건설기술용역업자단체를 설립할 수 있다"로 되어있다.

하지만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실제적인 정체성은 협회의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보면 더 직관적으로 알 수가 있다. 정관 제5조(일반업무)의 2항에는 "1.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제증명서 발급", "2.건설기술자의 건설기술경력증 발급", "3.회원의 등록 및 관리" 등 대부분은 경력관리 업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경력관리에 따른 수입은 큰 반면에 회원의 복리증진을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건설기술인의 권익을 위한 단체 맞나?

건설기술진흥법과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정관에는 건설기술인들의 품위유지와 복리증진을 위한 단체로 규정되어 있지만 건설기술인들의 생각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몇 년 전에 있었다. 2017년 1월 국토부는 건설기술진흥법에 건설기술인의 과실에 의한 발주처의 손해에 대해서 건설기술인을 형사처벌할 수 있는 건진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업계와 건설기술인들은 발주처의 손해는 손해배상으로 해결할 일이지 징역 등의 형사처벌은 타법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 갑질법이라며 국토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급기야 업계와 건설기술인들은 2017년 4월 한달동안 서명운동에 돌입해서 4만5천명의 건설기술인들의 서명을 받아냈다. 건설관련 단체들이 받아낸 서명부가 아니라 토목설계, 감리업계에서 받아낸 서명부였다. 당시 서명운동을 주도한 측은 국토부에 제출할 서명부 제출문에 동참할 건설단체를 수배했지만,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끝내 참여하지 않아 건설기술관리협회, 엔지니어링협회, 기술사회만 서명부에 날인했다. 따라서 업계와 건설기술인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한국건설기술인협회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당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측은 국토부에 정관개정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서 국토부에 반발하는 서명부에 날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국토부 소관의 법정단체인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국토부가 감사권을 가지고 있고 국토부의 관리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토부와 건설기술인의 이해가 충돌할 때 협회가 온전히 건설기술인 편을 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건설기술인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건설기술인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선거의 쟁점 - 회장 상근제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대체적으로 회원의 복리 증진을 위한 공약이 공통적이라고 본다면 특이한 것은 내세운 공약사항 중에 "회장 비상근화"가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선거 이전에는 한국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이 상근직인지 비상근직인지 정확히 몰랐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서 몇몇 후보가 회장의 상근직이 적절하지 않으며 다시 비상근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회원들의 관심을 끌은 것이다. 사실 현재 회장의 임기까지는 회장이 비상근 명예직이었으나 현 김정중 회장이 임기 동안에 차기 회장부터 상근직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부분의 단체들이 회장을 비상근으로 하고 있으나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이번 회장부터 시작부터 상근을 하게 된다. 상근직은 협회로부터 급여를 받게 된다. 회장으로서 판공비까지 고려하면 회장은 꽤 많은 금액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 예년과 달리 5명의 후보가 등록한 이유를 급여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회원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은 왜일까?

△ 낮은 투표율의 원인은?

낮은 투표율의 최대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낮은 소속감'이다.

회원인 일선 건설기술인들은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대한 소속감이 낮다고들 말한다. 다른 분야의 협회와 달리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자발적 가입이 아닌 의무 가입이다. 협회에 가입도 직접 하기보다는 기술인 소속회사가 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소속회사가 업등록요건이나 PQ요건(입찰참가자격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술자들의 경력관리(경력수첩)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입은 물론 경력신고 업무 등을 대부분 회사가 한다. 이렇게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관련한 업무를 대부분 회사가 하다 보니 일반 기술인들에게 협회의 존재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소속감도 더 떨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건설기술인들의 낮은 소속감은 곧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낮은 존재감으로 연결된다.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은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뭐하는 협회인지? 그리고 왜 회장선거를 직선제로 하는지? 알지도 못했고 이로 인해 투표 참여율이 낮았다.

△깜깜이 선거

그렇다면 협회에서는 더 많은 홍보와 후보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깜깜이 선거'였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관리 규정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만들어서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과열선거를 막기 위해서 협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후보소개 자료와 1회 실시한 공동 토론회의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한 건설전문언론사에만 토론내용을 기사화하도록 허용했다.

또한 선관위는 후보들에게 일체의 언론인터뷰를 허용하지 않았다. 몇몇 언론사에서 공통 서면질의서를 후보들에게 보내 답변을 들으려 하였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언론이 특정 후보를 인터뷰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모든 후보에게 공통질의를 하고 그 답변을 듣는 것은 공정성 논란이 없이 후보들의 자질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협회는 이를 불허했다.

흔히 선거는 축제라고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후보들에 대해 공정한 범위에서 회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지 못한 것이 낮은 투표 참여율로 나타난 것이다.

△투표시스템, 제대로 작동했나?

선거기간 중 유권자들의 불만 중 가장 많은 것은 '투표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선거기간동안 접속도 어려웠지만 막상 접속해서 인증번호를 신청하면 2시간 후에 인증번호가 도착해서 투표를 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투표시스템이 50여만명의 유권자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었나? 하는 의문도 제기되었다.

또한 투표시스템업체 선정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는 비용문제로 사설업체에 의뢰했다고 하지만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지반공학회 등 건설기술인들의 대규모 학회들의 모바일 직선제는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낮은 투표율과 여러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직선제를 통해서 협회의 정체성과 건설기술인협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는 일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따라서 앞으로 3년 후에는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개선해서 보다 나은 선거축제로 만들어서 건설기술인 협회와 건설기술인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기술인 신문 / 이석종, 최영민 기자( dolljong@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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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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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인 2019-03-19 12:56:22

    건설기술인 협회 회장이 건설기술인들의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을 듯. 그냥 협회의 회장일 뿐이다. 기술자의 경력을 국가가 법으로 관리하는 건 웃기는 짓이다. 어느 나라도 그렇게 안한다. 건설기술인협회 순수한 기술인단체가 되어야 하고 경력관리 기능은 없어져야 한다.   삭제

    • 김칠성 2019-03-18 12:53:24

      지금까지 건설기술인들의 아픈 곳을 한번이라고 치유하고 배려 해 본적 있는지 반성하기 바란다. 건설기술인의 권익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 각종 권력과 이권에 눈이 먼 단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건설기술인들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하며 스스로 거듭나길 바란다   삭제

      • ang 2019-03-12 10:11:03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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